지속의 시선
78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것 — 제헌헌법이 세운 질서의 가치
1948년 7월 17일 공포된 제헌헌법은 권력을 절차 안에 가두고 국민 위에 어떤 권위도 군림할 수 없다는 약속이었다. 그 약속의 핵심을 오늘 어떻게 보존하고 계승할 것인가.
1948년 7월 17일, 대한민국 제헌국회는 전문과 10장 103조로 구성된 헌법을 공포했다. 제1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는 여덟 글자는 선언이기 이전에 계약이었다. 수천 년의 왕조 체제와 35년의 식민 지배를 거쳐 처음으로 국가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비롯된다는 원칙을 문서로 못 박은 것이다. 그 전문은 3·1 운동으로 건립된 임시정부의 법통을 잇는다고 선언했다. 즉 제헌헌법은 1948년에 갑자기 시작된 것이 아니라, 1919년부터 이어온 독립운동의 법적 결실이었다.
뿌리 팀이 오늘 이 날을 되새기며 가장 주목하는 것은 헌법이 세운 "절차적 정당성"이다. 제헌헌법은 탄핵재판소를 규정했고, 헌법위원회에 위헌법률심사권을 부여했다. 권력을 가진 자도 헌법 앞에서는 피심판자가 될 수 있다는 설계였다. 물론 이 설계는 이후 수차례 외압에 의해 훼손되었다. 제헌헌법 공포 이후 4년이 채 안 되어 첫 개헌이 이루어졌고, 이후 총 9차에 걸쳐 헌법이 개정되는 과정에서 절차적 원칙이 정치적 편의에 밀려난 사례도 있었다. 그러나 바로 그 훼손의 역사가, 제헌헌법이 세운 원칙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역설적으로 증명한다. 지켜지지 않을 때마다 사회가 그 대가를 치렀기 때문이다.
78년이 지난 오늘, 제헌헌법의 정신은 세 가지 물음으로 우리에게 말을 건다. 첫째, 권력은 지금도 절차 안에 있는가. 둘째, 법이 권력자의 도구가 아니라 시민의 방패로 기능하고 있는가. 셋째, 헌법을 바꾸려는 논의가 있다면 그것은 충분한 숙의와 절차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는가. 뿌리 팀은 이 세 물음에 "아직 완전하지 않다"고 솔직히 답하면서도, 그 불완전함을 제헌헌법의 실패가 아니라 우리가 계속 완성해 가야 할 과제로 읽는다.
제헌헌법의 정신을 계승한다는 것은 1948년의 조문을 성역화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제헌 선조들이 권력을 절차 안에 가두려 했던 그 의지를 오늘의 맥락에서 다시 실천하는 것이다. 뿌리 팀이 신중을 권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헌법적 원칙을 급격하게 바꾸는 것, 또는 절차를 우회해 빠르게 결과를 얻으려는 유혹은 언제나 좋은 명분을 앞세운다. 그러나 제헌헌법이 78년간 가르쳐 온 것은 명분보다 절차가, 결과보다 방식이, 일시적 효율보다 지속 가능한 원칙이 더 오래 나라를 지킨다는 사실이다.
근거 충실도80/100
감정 온도3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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